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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단지 배고픈 돼지가 됐을 뿐.


신해철이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가 아니라 전두환'이라는 말을 했다는 기사를 아내와 보고 있다가 문득 나온 소리. '저런 소리 했다가 불이익 받을텐데. 방송도 정부에서 장악하고 있는데 말이지. 어디서 봤더니, 신해철 벌어 논 돈도 없다던데 말이야.' 아내 왈. '신해철네 처가가 부자잖아. 원래 걔네 집도 돈이 있는 집이고.'
신해철이 돈이 있든, 그 부모나 처가가 돈이 있든 없든 사실 내 소관은 아니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기사를 다 보고 밑에 걸려있는 베스트 댓글들.
'정권이 불이익을 주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용기있게 발언한'. 이제는 정권에 대한 비판을 하는데도 불이익을 걱정해야 하고 용기가 필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시대가 왔다.

노무현 정권때는 조갑제의 사이트에서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며 노무현을 개로 부르는 조갑제의 글을 본 기억이 있고, 조선일보에는 개구리 모자를 쓴 노무현의 만평이 매일 올랐으며,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개구리 운운하는 연극을 하고 노무현을 비웃었었다. 정권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최고 통치권자에 대한 인신공격에, 막말조차 자유로왔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정권에 대해 쓴 소리 한마디 할 때마다 신변의 위협이나 불이익을 예상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지구 반대편에서 보는 내가 그리 느끼고, 많은 한국 사람들이 공감하는 댓글들.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억압하고 무시해야만 하나? '조선놈들은 말을 안들어서 두들겨 패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을 들었던 쌍팔년도가 되가는 것을 보니 서글프다.
좌파든 우파든 현재 돌아가고 있는 시국이나 국민들이 느끼는 정서가 정상은 아님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하긴 지난 대선에서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는 배부른 돼지를 선택했을 때, 이런 현실이 예상되긴 했었다. 뜻밖에 나타난 현실은 배고픈 돼지가 됐을 뿐.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