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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uay 뉴스

요즘 한국 뉴스에 잘 나오는 파라과이 대통령.

 

한국에서는 요즘 파라과이 대통령의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포탈의 주요뉴스란에도 끊이지 않고, 파라과이 대통령의 첫째, 둘째, 세번째 여자, 그런식의 타이틀을 달고 장식하고 있으며, 한국 TV뉴스란도 차지하는 파라과이의 현직 대통령 훼르난도 루고.

루고 대통령의 첫번째 아들뉴스가 났을 때, TV방송국의 기자가 아이의 엄마에게 물었던 첫 질문은, '당신은 루고 대통령이 겁나진 않습니까?'였다.
나는 (급진)좌파인 루고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 여기자가 던진 그 질문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었다. 현직 대통령을 겁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건 어디까지나 아이의 엄마가 진실을 얘기한다고 가정할 때 물을 수 있는 질문이기 때문이었다. 아직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제일의 TV방송국 기자가 그런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내 상식으로선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 루고 대통령은 자신이 그 아이의 아버지가 맞다고 시인을 했다. 그 때 포스팅을 하면서 '50이 다 되서, 늙어가지고 16살 짜리랑 그런 일이 있었으니 젊었을 땐 얼마나 더 했겠나. 숨겨논 애들이 몇은 되겠구만.'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 내 생각을, 포스팅에 루고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옆에 나이를 적어놓는 걸로 표시했었다.(당시 국내의 어떤 언론도 루고 대통령의 나이가 표시되지 않아 좀 찾아 헤맸었다. 이 나라 뉴스는 원래 나이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사람이 나이가 들고, 어느 정도 지위와 부를 갖게 되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조심하기 마련이다. 불타는 욕정도 사그러들 나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이전을 의심해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 싶었다.

성급했던 여기자처럼 블로그에 써 놓기는 좀 뭣했기에...

아니나 다를까 어제 루고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세번째 여자가 나타났다. 그 여자는 자신의 아기는 루고와 자신의 사랑의 열매라면서 자신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에 친자확인 소송도 하지 않을 것이나 대통령의 자식으로서 합당한 대우를 바란다는 묘한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첫번째 여성의 경우처럼, 법원까지 가지말고 순순히 인정하고 대우해달라 이런 이야기 같은데, 루고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루고 대통령은 두번째 여성이 나타나고부터는 기자들을 피하고 있다. 두번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언론과 접촉하고 있다. 어제는 TV에서 기자들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우리 정부는 말만 많고 일 안하는 정부가 아니라, 말없이 일많이 하는 정부'라는 멘트를 남기고 사라졌다.

어제 세번째로 나타난 여성은 '루고 대통령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여자가 6명이 있다. 나도 그 중에 하나다. 앞으로 루고 정권을 흔들기 위해 더 많은 여자들이 나타날 것이다. 이 음모에는 변호사들과 정치권이 관련되어 있다.'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들으면 루고 대통령이 선수를 치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세번째 나타난 여성은 루고와 같은 정치적 노선을 걸었던 동지이다.)

만일, 그 여성의 말과 루머처럼 루고의 아이를 낳은 여자가 적어도 여섯에 낳은 아이만 십수명이고, 나중에 훼르난도 루고가 이를 인정하게 된다면 대통령 자식을 위한 경호비와 별도의 양육비 등으로 파라과이 정부에선 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 같다. 맨 처음 대통령에 당선되고서는 큰 대통령 관저에 들어가지 않고 그냥 살던 집에서 혼자 단촐히 살겠다던 대통령이, 이제는 혼자 사는 대통령 관저 경호 뿐 아니라 자신이 전국 각지에 뿌려논 자식들 때문에 국민의 세금을 쓸 판이다.

그나저나, 소심한 내 맘에 두번째로 나타난 여성의 변호사가 한국계라는 것이 맘에 걸린다. 처음 친자확인소송건이 터졌을 때나 어제 세번째 여성이 언급했던 것이나, 변호사들을 성토하는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눈에 보였었는데... 가끔씩 인종이나 국적문제를 걸고 넘어가는 이 나라 언론에 띄지나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