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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o생각

이민자인 내가 재외국민 참정권에 찬성하는 이유

블로거뉴스에 오른 손지혜님의 '이민자인 내가 재외국민 참정권에 반대하는 이유'라는 글에 대한 반박글입니다.



   첫째, 재외 거주 국민들에게도 선거의 결과가 엄연히 미칩니다. 재외 국민에 대한 정책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국가와의 외교관계(한중관계, 한미관계 등등) 또 손지혜님이 언급하신대로 한국에 부동산이 있다거나, 가족의 일부가 한국에 있을 경우(기러기 아빠의 경우 아빠는 한국에, 엄마는 외국에 있게 됩니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상사 주재원이나 유학생이라면 몇년안에 다시 한국에 돌아가야만 할 겁니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는 한국이라는 국가의 앞날을 좌우하는 중대사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필연적으로 국내에 있든 국외에 있든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선거에서 국내 거주 국민과 국외 거주 국민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는 당연합니다. 한국 국내에서도 지역마다, 처한 상황마다  각자의 입장이 다른데 그것은 문제가 될 수가 없습니다. 만일 국외 거주 국민이 국내 거주 국민에게 불리한 정책을 지지한다고(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해서 그 정책이 표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둘째, 해외에서도 한국의 실정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후진국에 있어서 느린 인터넷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의 신문을 보고 한국의 친구들과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곳의 교민들도 위성방송으로 실시간 뉴스를 보고 한국에서 방송한 드라마를 그 다음날이면 다운 받아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험을 해야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선  밖에서 보는 눈이 더 냉정하고 바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있는 삼성 특검은 옳은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제지들이 우려하는데로 한국 경제에 당장은 악영향을 끼치는 쓴약 일수 있습니다.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장차 삼성 특검은 국내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 대중은 오년, 십년뒤 보다는 당장의 생활살이에 더 민감합니다. 그렇지만 밖에서 보는 눈은 다를 것입니다.


   셋째, 실제로 교민사회는 보수적입니다. 제 주위의 대부분이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나이가 젊든, 들었든 거의 대부분이 이명박후보를 지지하더군요. 그러나 보수적인 것이 문제인가요? 아니면 교민사회의 갈등이 문제일까요?
정치에서 의견대립이란 당연한 것이고  보수적인 지역이 있는것처럼 진보적인 지역도 있습니다.

   넷째, 의무있는 곳에 권리있는 거 맞습니다. 하지만 의무는 유예될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언젠가 한국에가서 살게되면 세금을 낼 것이고 이미 병역의 의무는 마쳤습니다. 제 자식들도 크면 군대에 가게 되겠지요. 국내에서 자신이 내는 세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지원받으면서 사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남자면서도 병역면제된 이들도 수 없이 많이 봤습니다. 이런 분들에게서도 참정권을 빼앗아야 할까요?

저는 파라과이에 살면서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지만 파라과이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참정권이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납세의 의무를 못한다고 참정권이 없고 파라과이에서는 파라과이 국민이 아니라고 참정권이 없습니다.

   다섯째, 투표는 의무이자 권리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옳은 것이라면 비용이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투표를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스스로 해외에서 재외국민등록을 할 것이고 좀 멀더라도 가서 투표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을 보니 해외에 잠시 거주하면서 투표때문에 일부러 귀국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만일 비용이 많이 든다면 일정수의 교민이 거주하는 곳의 재외공관에서만 투표할 수 있게 하면 됩니다.


   지금 세계의 추세는 재외 국민의 참정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등 OECD 대다수의 국가들이 재외 국민의 참정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굳이 세계화를 들먹일 것 없이, 지금 세계는 국민수가 국력이 되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한국인들이 피를 중요시하고 유교적 국가라 더 해외 국민들에게 신경을 쓴다고 하는데 재외국민 참정권은 사실 미국이나 프랑스같이 더 서구적이고 개인적인 국가들에서 국익을 위해 일찍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입니다.

해외에 있는 많은 한국인들을 묶는데 참정권은 유리할 뿐아니라, 유학생으로, 상사주제원으로, 이민자로서 국내에 있는 누구라도 앞으로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이번 대선에서 무척이나 투표를 할 수 있었음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2002년 대선도 밤새서 한국의 대선 결과를 지켜봤었습니다.)  만일 제게 한국이라는 나라가 관심도 없고 상관이 없는 나라라면 참정권은 줘도 필요가 없겠지요.

제 생각에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는 조국에 대한 애정 표현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