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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7 13:41

나의 미팅기억과 블로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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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가고 처음 얼마간은 미팅도 하지 않고 학교생활에 충실하기로 했었다. 게으른 천성에 노는걸 좋아하는 내가 미팅같은 것에 맛을 들이면 중이 고기맛을 본 셈이 될 듯 해서였는데......

개강을 하고 한달 남짓은 그런데로 버텼었다. 그러던 어느날 과 친구녀석이 오더니 오늘은 꼭 미팅에 나가야 한다며 날 잡아끄는 것이 아닌가? 녀석 왈 '오늘은 모여대 영문과랑 미팅을 하니 꼭 나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그 유명한 여대의 그것도 그 유명한 영문과? 귀가 솔깃한 나는 본능에 이끌려 어느덧 그 여대앞의 까페에 들어가 앉아 있었다. 명불허전이라 했던가? 정말 아리땁고 뭔가 있어 보이는 처자들이 쭉 앉아 있었다. 정확한 숫자는 기억나지 않는데 그날의 미팅은 14:14 아니면 17:17이었다.(편의로 15:15로 하자) 워낙 많은 수가 미팅에 참여(?)해서 세 테이블에 나눠서 앉았다. 그리고는 30분마다 남자들이 테이블을 순례하기로 했다. 그때 저 멀고 먼 곳에 선녀 둘이 강림해서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내 평생에 테이블 하나의 길이가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고, 한시간 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그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고 나는 내 맘에 쏙 드는 두명을 보면서 2/15의 확률을 계산해 보고 있었다. 10%는 넘는 확률이라면 해 볼만 했다. 그리고 운명의 시간. 파트너를 정해야 할 순간이 왔다. 여러가지 제안중에서 고스톱팅을 하기로 했다. 앉은 순서대로 번호를 정한 다음, 번호 15개를 종이에 적어서 남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의 마음에 들면 고를 외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톱을 외치곤 돈을 내고 종이를 걷어서 여자 쪽에 줘서 여자들도 같은 방법으로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남자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여자들에게서도 미팅비를 받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마 환락가(?)로 유명한 그 여대의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했었지 싶다.

좌우간 그렇게 운명의 종이는 내 손을 열댓번 돌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열댓번의 순번이 도는 동안 내게는 두명 중의 한 번호도 들어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언뜻 생각하면 15%X15번이면 최소한 두번은 내 손에 들어와야 할 망할 놈에 종이가 들어오지 않았고 나는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파트너와 첫미팅을 치르고 집에 돌아왔다.(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이 상대방이 참 착하고 수더분한데다 유명인의 조카라 지금도 성은 기억한다. 현씨였다.)

그렇게 나의 운없음(?)을 한탄하며 잠자리에 들고는 이튿날 학교에 갔다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어제 미팅의 주선자가 언놈들에게서 돈을 받고 미녀 여학생 둘의 번호는 손에 따로 쥐고 있다가 매수한 녀석들의 손에만 쥐어줬던 것이다. 그러니 열댓번이 아니라 수천번을 돌려도 내게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 밖에. 그런 사실을 모르는 나머지 13명은 스톱을 외치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서 박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꽤 오래된 나의 미팅얘기를 꺼내는 것은 다음의 블로거뉴스를 보니,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어서다. 6만명의 블로거들은 언젠가는 자신에게 아리따운 선녀가 강림하실 거라고 믿어의심치 않고 스톱을 외치며 주머니를 털어 미팅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실망과 체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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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6
  1. Favicon of http://tjryu.tistory.com BlogIcon 목운 2008.03.27 14: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매우 적절한 비유입니다. 결정권을 가진다는 것과 그들을 매수하는 자가 있다는 것 - 자본주의와 관료 시스템이 돌아가는 바탕입니다. 게다가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고 그래서 결국 모든 게 '자본주'의 뜻대로 간다는 것 - 이게 신자유주의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Favicon of http://paraguay.tistory.com BlogIcon BoBo 2008.03.27 14:31 신고 address edit & del

      문득 생각이 나서 옛날 이야기를 꺼내 봤습니다. 대학교 시작부터, 하다못해 미팅까지 그런 자본주의에 물들어 있는 사회가 씁쓸합니다.

  2. Favicon of http://hojustory.tistory.com/ BlogIcon tvbodaga 2008.03.27 19: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시작 하셨군요. 새로운 카테고리도 볼 수 있네요ㅋㅋ 여튼 이게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신경도 많이 쓰일거에요.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음모론은 자제하시고, 비난을 위한 비난도 조심하시고, 정말 애정어린 비판이란 느낌과 많이 고민 하시고 설득력있는 비판이란 느낌이 오게 적어 주시면 좋을거 같아요. 물론 이런 중도자 입장에서 이런 모니터링 글 쓴는 것은 힘들다는 거 잘알고요.

    그리고 음 블로거뉴스만 모니터링 하지 마시고 다른 스피어도 관심 많으시니 좋은글 부탁 드릴께요. 지금 막 올블 갔다 왔는데 이번 희주님의 입사 채용 번복과 함께 올블의 골빈해커님 반박글을 읽고 왔는데 거의 블칵의 수준이 그런줄 몰랐어요.

    이런 것도 막 적고 싶은데 전 아직 그리 민노씨나 다른 분들같은 글재주가 없어서 그냥 몇마디 댓글만 적고 왔네요.

    혹시 시간 되시면 BoBo님의 새카테고리에 좋은 소재가 될듯 싶네요.

    어쩌면 이제 BoBo님은 양촌리 일용어미같이 저말 바쁘게 돌아다니셔야 할지도 몰라요*^^*

    • Favicon of http://paraguay.tistory.com BlogIcon BoBo 2008.03.27 23:02 신고 address edit & del

      예,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요. 저는 제 코멘트는 최대한 자제하고 현상만 올릴 생각입니다.
      제가 만든 카테고리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다음 뿐 아니라 블칵이나 블코, 믹시도 제 관심의 대상입니다. 제가 바라고 있던 서비스개선점 등을 올릴 계획인데 아직 생각을 좀 가다듬느라고요.
      tvbodaga님 덕분에 목표를 새우고 블로깅을 할 수 있게 됐네요. 감사, 감사. 굽신 굽신 입니다.^^

  3. 2008.03.27 19:3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paraguay.tistory.com BlogIcon BoBo 2008.03.27 23:04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저는 블로거 개인들 공격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사실, 혹시 저에게 해꼬지가 들어올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은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육개월간 30불 정도 번 애드센스는 그냥 걸어논 거지 없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100불 채우려면 한 이년 걸릴것 같네요.금액이 워낙 적다보니 초연해지네요.
      제가 여러번 썼던 것처럼 전 블로거뉴스에 감정이 있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호감이 있지요. 저도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다섯번 정도 올라간적도 있고요. 그냥 블로거뉴스가 잘되면 진짜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다음에게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혹시 제 글이 감정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으면 지적해주세요. 감사히 듣겠습니다.

  4. Favicon of http://e-zoomin.tistory.com BlogIcon e-zoOMin 2008.03.28 00: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는 글입니다 ^^ 위에 비밀댓글에 리플다신 걸 보니 이런 위트있는 비판에도 감정적으로 대처하시는 분이 있군요;; 역시 토론에서 유머와 은유가 결여된 사회인 건가요;;

    • Favicon of http://paraguay.tistory.com BlogIcon BoBo 2008.03.28 00:12 신고 address edit & del

      재밌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아 윗글은 저를 걱정하시는 분에 글이었고, 소중한 충고였습니다.
      토론에서 유머와 은유에 여유도 곁들여졌으면 좋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5. Favicon of http://badnom.tistory.com BlogIcon w0rm9 2008.03.28 08: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는 글보다 이쁜 처자 사진에 눈이 가는 저는 어쩔 수 없나보네요.
    항상 눈팅하며 글 잘보고 있답니다.

    • Favicon of http://paraguay.tistory.com BlogIcon BoBo 2008.03.28 09:05 신고 address edit & del

      사진속의 처자보다 훨 이뻤답니다. 사진을 찾아 봤는데 마땅한게 없어서 빨간옷을 입었다는 점에서만 비슷한 사진 올렸습니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강렬히 남아 있습니다.
      저도 님에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스포츠에 문외한이어서 축구부문만 빼고요.T_T

  6. Favicon of http://e-zoomin.tistory.com BlogIcon e-zoOMin 2008.03.28 14: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헉 저 사진속의 처자가 상당히 이쁘길래 누군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미팅에서 만났던 분이 훨 이뻤다구요? ㅠ.ㅠ 좀 더 어릴 때 미팅이나 많이 할 걸 그랬군요;;;

    • Favicon of http://paraguay.tistory.com BlogIcon BoBo 2008.03.28 23:37 신고 address edit & del

      님이 궁굼해하시길래 재검색해서 이름을 알아봤습니다.(제 스타일이 아니라 관심이 없어서 이름도 몰랐습니다.) 일본 여배우로 모리 유키에(26)라고 하는군요. 전 송윤아랑 똑같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은 없나보군요. 제 눈이 많이 나빠졌나봅니다.
      그리고 첫 미팅후 중이 고기 맛에 빠져 수없이 많은 미팅을 했지만 첫 미팅이 젤 낫더군요. 그래도 지금의 마누라가 대학시절 소개팅 상대였던걸 생각하면 결국은 성공한 셈이죠.

  7. Favicon of http://musket.tistory.com BlogIcon Meritz 2008.04.11 13: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미팅에서 그런 매수가 일어난다니
    미팅을 열번 넘게 해봤지만...
    실속이 없는 듯 싶습니다ㅠ
    22년째 솔로생활중이라는ㅋㅋㅋ

    • Favicon of http://paraguay.tistory.com BlogIcon BoBo 2008.04.11 13:15 신고 address edit & del

      겨우 열번정도를 하시고 실속을 말씀하시다니요. 숫자가 넘 적습니다. 제가 일학년 일학기에 했던 미팅숫자정도인것 같은데..... 중이 고기맛을 봤더니만....
      다시 도전해보시는것도.^^

  8. Favicon of http://musket.tistory.com BlogIcon Heritz 2008.04.12 01: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와...대단하시네요. 고기맛 제대로 보셨던듯^^
    전 제 주변에선 많이 한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휴 3학년 되니까 미팅도 잘 안들어와요ㅠ

    • Favicon of http://paraguay.tistory.com BlogIcon BoBo 2008.04.12 01:17 신고 address edit & del

      정말 요즘 대학생들은 공부에 치여사나보네요. 우리때도 예전보다 낭만이 없네 어쩌네 했는데..... 미팅이 안되면 일대일 소개팅에 도전하는 겁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