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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깅

올블과 입사취소 그리고 그 후.

올블에서 있었던 입사취소 사태는 누군가가 지적했던데로 항상 같은 유형으로 끝을 맺어가는듯 하다. 처음엔 쏟아지는 거센 비판, 그리고 후에는 그에 대한 변호 혹은 비판의 강도에 대한 비판, 내지는 양비론.

입사취소건에 관해 올블에 떴던 원글은 비교적 초기에 읽었다. 추천수가 하나였던 그 글을 읽으면서 올블에서 왜 이런 실수(잘못)를 했나? 좀 맞겠구만. 했는데 웬걸 이건 맞는 정도로 끝난게 아니라 능지처참을 당하게 된게 아닌가?
이번 일은 100% 블로그 칵테일의 잘못이다. 입사취소, 입사취소과정, 골빈해커님의 대응 어느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내 개인적인 관점에선 정말 가족회사(?)에서 있을 수 있는 아마추어적인 실수(잘못)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것은 젊은 블칵의 미숙하고 아마추어적인 잘못이지 죽을 죄는 아니라고 본다. 내가 그렇게 판단한 결정적인 요소는 사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서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40분간 장시간 통화를 했다는 사실에서다. 그래도 직원이 스무명 정도 되고 인사담당자도 분명히 존재하는 회사에서 인사담당자가 아닌 회사대표가 직접 전화를 걸어서 사과를 했다는 사실은 그 회사의 체계가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죄를 짓게 되면 그에따라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의 아홉가지 형태의 벌을 받게 된다. 그런데 난 올블의 이번 사태가 사형에 처해질 만큼의 큰 죄는 아니라고 본다. IMF 당시 현대전자 한 곳에서만 약 1400명의 입사취소 사태가 있었고 전국적으로 약 5000명 이상의 대기발령자가 생겼다고 한다. 내가 알던 지인 한명도 현대전자의 입사취소로 힘들어하는 것을 봤다. 이번 케이스보다 훨씬 심각했던 것이 사측에서 97년 10월말에 합격을 통보하고 이듬해 4월까지 입사시키기로 약속을 하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근 일년을 방황해야 했다. 이 케이스는 결국은 소송 끝에 사측에서 보상을 해주는 선에서 마무리가 됐었다. 

이제 올블은 손해배상(벌금)으로 재산형(財産刑)에 처해졌고, 젊은 회사라며 좋았던 이미지의 상실이라는 일종의 자격상실로 인한 명예형(名譽刑)도 당하게 됐다.
미숙함과 아마추얼리즘에 빠져서 보인 잘못은 이쯤에서 덮고 이젠 이 사태가 가져온 긍정적인 점을 한번 보자. 어제 그만 님의 글 Complain 2.0 에 그 답이 있다. 내가 느끼고 있던 바를 예의 날카로움으로 쓰셨는데 혹시 나를 아는 분들이 있다면 초보 블로거인 내가 블로그를 통해서 어떻게 부당한 일에 블로거로서 대응을 하고 또 그로인해 보상내지는 위로를 받았는지 아는 분도 있을 것이다.
현대전자 건처럼 소송을 치루지 않고도 사측으로부터 손해배상과 사과를 이끌어낸 힘. 그것이 블로거의 힘이고 블로그에 거는 희망이며 위로다.




머, 그렇다고 블로그 칵테일이 메타블로그를 운영하는  특수사정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었거나 블로거들의 힘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억울함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블로거들의 대처는 높이 살만하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올블에서 있었다던 지역발언이 악의적인 것이였다면 이것이야말로 죽을 죄라고 본다! (본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충청도에서 자랐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