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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돈이 애국하는 현실.

한국에서 달러가 요동을 치기 시작한 한두달 전부터 '또, 파라과이에서 한국에 집하고 땅사러 갈 사람들 있겠군.'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난 IMF때 달러가 거의 이천대를 육박할 때 파라과이에서 한국에 나가 집을 샀던 사람들의 무용담은 전설처럼 교민들의 입에 입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으니까.....(비슷한 예로 십몇년전 아르헨티나에서 달러 대 페소의 환율을 1:1로 조정했을때 주택의 가치가 열배씩 올라서 횡재했던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며칠전 다음의 나랑방에는 '달러 보내려 줄 선 수상한 교민들?'이란 제목의 글이 며칠간 베스트로 걸려있었다. 그 글에 대한 댓글들의 반응은 몇 가지. '애국자들이다.'(극소수) '어차피 자신의 이득 찾아 하는 일인데, 별 상관  없다.' '한국에 도움이 안되는 투기다'

난 그 글을 읽고는 '돈만 있어도 애국자 소리를 들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도 돈만 있다면 한국에 돈을 부쳐서 집을 사든 환전을 하든 할 것이다. 단지, 그럴만한 돈이 수중에 없을 뿐이지.
분명, 지금 베트남 교민들이나 그외 한국 밖에서 한국으로 돈을 부치는 한국인들의 관심이 애국심보다는 자신의 이득에 있을 것이지만, 그것이 지금의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IMF때 수많은 건물과 빌딩들이 매물로 나왔고 엄청난 수의 부동산이 외국 자본에 넘어갔었다. 그리고 얼마 후 외국인들은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었다. 아마도, 환율이 오르는 동안 이런 현상은 다시 재발할 것인데, 내 생각에는 기왕에 팔릴 것이라면 외국인들보다는 같은 한국인인 교민들(가끔씩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교민들인 영주권자들과 외국의 국적을 취득한 시민권자들을 구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에게 한국의 부동산이든 동산이 넘어가는 것이 낫다고 본다. 한국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외국인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면 언제든 다시 떠나가지만, 한국이 고향이고 친척, 친구가 있는 교민들의 경우, 한국에 부동산이 있다면 다시 돌아가서 한국생활을 하게 될 여지가 많다. 아니면 최소한 그 자금이 여느 외국인들보다는 국내에 오래 머물 개연성이 높다. 그럴 경우, 국부의 유출이 최소화 될 것이기 때문이고, 실제로 파라과이에서 그렇게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 분들을 몇분 알고 있기도 하다.

며칠전, 파라과이의 교민 한분과 한국의 달러시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분은 이미 한국의 달러가 고점을 치고 하향 안정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나는 그렇지 않고 이제 진정한 위기가 있으리라는 대답을 했었다. 내가 그렇게 대답을 한  것은 내가 한국 경제를 잘 알아서가 아니고 네이버의 시골의사 블로그를 보고 한 대답이었다. 그의 오마이 뉴스와의 인터뷰 중에

'미국 금융위기의 도래와 그로 인한 우리나라의 경기침체는 반영하고 있지만, 우리 내부의 신용 위기와 가계 신용이 경착륙했을 때를 가정한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

아직도 우리 내부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중략) 선진국은 시스템 위기를 걱정하고 있는데 우리는 안주하고 있다.'

라는 부분이 있다.

이번 한국의 경제위기가 IMF환란때의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나는 그 글을 읽기 전까진 1485원까지 올랐다 내렸던 한국의 환율이 고점이었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았었다. 그러나 한국경제에 해박한 시골의사 박경철씨의 '한국에 반영되지 않은 악재가 있다는 주장'은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머, 그 이외에도 많은 외신이나 국내 언론의 주장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한국에서 상당히 유명한 블로거로 특히 경제에 관한 글을 많이 쓰고 있다. 그런데 그 경제 관련 글들이 아주 쉽고 비유가 잘 되어 있어서 경제에 문외한이 봐도 이해가 쉽게 되어있으므로, 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가서 글목록을 보고 찬찬히 훑어보기를 권한다.

 
여하튼, 만일 한국과 무역을 하고 있어서 한국에 돈을 부쳐야 될 분들이나 부동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적당한 타이밍에 송금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이 적당한 타이밍은 개인적으로 MB님과 관련해서 상상(?)해 본 것이 있다. 사실 누가 그 고점을 알겠는가?)

아직까진 그 고점은 오지 않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