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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uay 이민생활

월드컵 2010 파라과이에서 (1)


'심판이 제대로만 했다면 5:0 정도였을 것이다.'
'심판이 어디 출신이었지?' '뉴질랜드' '아! 뉴질랜드......'

캐스터들이 한국과 그리스전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면서 나누었던 대화들. 마지막에 뉴질랜드라는 말을 하면서 무슨 말을 하려다 말았는데,  내 생각에는 '아, 그 축구 후진국'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번 월드컵에선 북한과 남한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두  Corea가 월드컵에 나온 영향.


가게에 온 손님이 이야기한다. '한국이 그리스 이긴 날 4시장(한국인들의 가게가 많은 곳)에 갔었는데 난 한국에 와 있는 줄 알았다.' 많은 한국인들이 경적을 울리면서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오늘 파라과이와 이탈리아전이 있었다. 이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큰녀석. 티비를 켜놓고 '빠라과이''빠라과이'를 외치고 있다. 누가 지 빠라과조 아니랄까봐. 오늘 티비광고를 유심히 봤더니 90% 이상의 광고가 다 축구랑 관련이 있고, 파라과이 응원가가 나온다. 아이들이 빠질만도 하다.


파라과이 거리에 파라과이 유니폼과 국기, 국기로 장식된 모자, 목도리가 물결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파라과이 유니폼이 없는 집이 없는 것 같다.'라는 캐스터. 최근 예선전에서 좋은 활약을 한 파라과이 대표팀의 영향과 월드컵 4회 연속진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준우승과 같이 파라과이 축구가 르네상스 시대를 맞으면서 파라과이 국민들의 자국축구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해졌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꺽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릴 정도니 이탈리아와 비기는 것 쯤이야.


아이가 학교에 갔다가 지 친구들이 모두 파라과이 유니폼을 입고 왔다면서 부러워하는 눈치길래 하나 사줬더니 입고 갔다가 와서 하는 말.'친구는 모자에 목도리 국기도 가져왔던데....' 갈수록 태산.


월드컵 기간에 있는 파라과이 경기일은 반 임시공휴일이 될 듯. 오늘 있은 이탈리아 전은 파라과이 시간 오후 2시 30분부터 였는데 정부에서 오후부터는 공휴일로 정해 모든 관공서가 정지. 아마 16강전에 나가게 된다면 그 때부터의 경기일은 하루 전체가 공휴일이 되지 않을런지. 우리 집 옆에 공사장이 있는데 전반전 경기시간 동안에는 조용하다가 전반전이 끝나자 엄청난 철근 자르는 소리가 울린다. 축구보느라 못하는 일을 잠시 잠깐의 하프타임에 만회하려는 일꾼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다시 정적.^^


목요일에 있을 한국과 아르헨티나전. 아르헨티나가 대단한 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번 남미 예선전에서 봤던 아르헨티나의 모습때문에 한국의 승리에 희망을 걸어본다.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의 남미 예선전에서 볼리비아의 고지대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4 대 0 으로 졌었다. 그 전에 6 대 1로 진적도 있었다고. 대단하다는 메시가 거의 걸어다니다 엄청나게 욕을 먹었었는데, 한국이 고지대 시합에 많은 준비를 했다니, 희망을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