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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에서 편집자의 권한 Vs. 네티즌의 권한

포탈에서 편집자의 권한은 막강하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편집권에 관해, 각 포탈들이 '난 아니야'라면서 오리발을 내밀거나, 변화를 주는 시늉을 해왔지만 내가 보기엔 여전히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그런데 이번에 다음에서 블로거뉴스가 '열린 편집'을 한다고 하니 최근에 내가 느꼈던 편집권의 문제점과 이번 블로거뉴스의 '열린 편집'에 대한 의견을 내어보고자 한다.



며칠전 미디어 다음의 오늘의 주요뉴스에서 '인간극장’ 사채빚 벼랑 끝에 내몰린 가장의 희망은?' 이라는 뉴스를 읽었다. 기사를 다 읽고 댓글을 봤더니 네티즌들의 의견란이 평소 인간극장에 대한 시각과는 많이 달랐다. 인간극장이 사기꾼(?)들에게 이용당했다는 내용이었는데, 나는 사실 확인을 위해서 인간극장 시청자 게시판을 오가며 글들을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야후의 미디어란에도 들어가 봤는데 그곳은 ''인간극장' 사채가족 방송 논란'이 주요 이슈였다. 다음의 뉴스란의 기사는 사채로 어려운 형편에 처한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의 기사였고, 야후는 그 가족의 진실성 여부에 대한 논란을 다룬 기사들이었다.
그리고 두 포털의 이러한 모양새는 만 하룻동안 지속되었다. 야후와 네이버측에서는 인간극장의 진실성 여부에 논란이 일고 있는 사이, 다음측에서는 반나절 뒤에 '‘인간극장’ 병원생활 2년째, 이젠 세식구 몸 누일 집이 갖고싶다'라는 제목의 주요뉴스를 이전 뉴스와 대체해 번갈아 내걸며 이전의 시각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뒤 미디어 다음은 다시 "'논란 ‘인간극장’ 제작진 “방송중단 절대없다”'라는 제목의 뉴스를 주요뉴스에 내걸었는데 이는 논란에 대한 해명성이 짙은 기사였다. 이 부분에서 나는 왜 논란이 일고 있다는 기사는 주요란에 걸지 않고 방송사의 홍보성 글과 해명성 글만 실었을까 하는 의문을 품음과 동시에 편집자의 권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밖에 없었다.(난 위 논란의 옳고 그름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긍정적 방향으로 일관한 미디어 다음이나 비판적 시각만 오른 야후의 '실시간 많이 본 뉴스 & 포토'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전적으로 편집권에 의존 할 경우, 편집인 개인의 주관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네티즌의 손에 완전히 맡겨 놓을 경우, 내가 이전에 포스팅 했던 '연예뉴스에 빠진 대한민국' 처럼 특정 이슈에 대한 쏠림이나 자극적 소재 편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면에선 포탈의 이상적인 뉴스 배합은 이번 블로거뉴스의 개편 형태처럼 네티즌의 선택과 편집인이 뽑은 뉴스를 적절히 조합해서 상호보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현재 그런 모양새를 가진 포탈이  야후 미디어의 첫 화면이 아닐까 하는데 정중앙과 좌측에는 편집된 뉴스가 우측에는 '실시간 많이 본 뉴스 & 포토'가 있어서 나름대로 그 조합이 돋보인다. 편집인의 이성과 네티즌의 '집단 지성'(?) 이랄까?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다.)

다시, 블로거뉴스의 '열린 편집'에 대해 말해 본다면, 이전 처럼 편집자가 블로거뉴스의 베스트를 선정하는 것이 아닌 독자들의 추천에 의해서 베스트에 글이 오른다는 것인데,  잘 된 일이라는 생각이다.

단, 여기에도 보완해야 할 것과 블로거뉴스에서 확실히 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
블로거뉴스 베스트 하단에 Editors's Pick 라는 란이 새로 생기었는데(편집자의 특권을 완전히 버리기는 아쉬웠나보다.) 아래에 표시되어 있는 것처럼 편집자가 뽑은 글이 곧 베스트가 될 확률이 50%가 넘는다. 얼마 만큼의 시간동안  Editors's Pick에 걸려있느냐에 따라 편집자 선택글이 백퍼센트 베스트에 오를 수도 있다. 거기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면 이전보다 더 노출되고 강조가 되는 셈이다. 두 군데에 링크가 걸려있으니.



따라서 다음측에서는 Editors's Pick란과 베스트 글에 걸려있을 수 있는 시간을 공개해서 공정성을 기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Editors's Pick의 글이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걸림과 내려짐과 동시에 다른 글이 올라올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 혹은 Editors's Pick의 글은 베스트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거나 말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담합의 가능성은 어떤지 묻고 싶다. 최근까지도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오른 글들에 들어가보면 특정 블로거들의 글에는 베스트에서 자주 보는 블로거들의 댓글이 맨위에 쭉 걸려있는 경우를 보았다. 아마도 자신이 추천했음을 댓글로 알리고 그렇게 자신들의 카르텔을 강화하는 모양인데, 블로거뉴스에서 말하는 '부정직한 추천'에도 이러한 것이 고려되었는지 궁굼하다. 만약 열명이 돌아가며 추천을 한다면 누군가에게 몰아주는 추천의 모양새도 쉬 나타나지 않을 것인데, 기왕에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인다면 이전부터 지적되어 왔던 문제점도 보완되었길 바란다. 하루에 추천할 수 있는 글의 수를 제한한다거나 피추천자와 추천자의 글 사이에 서로의 추천 횟수를 분석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이 논란이 많았던 부분에 대해 조금이라도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도는 환영 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