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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었다고 느낄때


화장실에 앉아서 신문을 보다가 띠별 운세에 내 띠와 내 밑 띠 동갑 운세까지 나와있을 때. 20대 초반 띠 운세에 내 나이는 아직 나와있지 않아 투덜댈때가 있었다.


같은 띠 얘기인데,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의 나이가 나하고 밑으로 띠동갑이다. 그런데 저들은 사회에서 할일도 다하고 사회적 지위도 있다. 이런, 이런, 나는 뭐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가슴 아린 사랑을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랑을 꿈꿀때가 있었나 싶다. 이제 내가 저런 사랑을 꿈꾼다면 주책이거나 더럽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되리라. 어쩌다 이렇게 됐니....


아들 내미가 스타하자고 덤빈다. 언젠가 PC방에서 내가 스타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훈수하는 아저씨를 별꼴이라고 했는데, 내가 스타하는걸 누군가 보면 별꼴이 반쪽이라고 할 지도 모른다.


나는 평생 배 안나오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지 알았다. 배나온 아저씨들을 보면서 어쩌다 저리 사나 싶었는데 내 배도 임신 삼개월. 남말 할 처지가 아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라는 책의 표지를 보면서 나도 그럴까? 싶었다. 어릴적, 남자는 서른을 넘어서부터는 늙는다는데, 내 나이 서른이 되면 죽어버려야지 했다. 잔치가 끝난지 한참이 됐는데 나는 아직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