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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uay 이민생활

LAMP 찬양팀 파라과이에


사랑의 교회에서 있었던 남미 LAMP 찬양팀 찬양집회에 다녀왔다. 다녀와서 괜찮았던 설교내용과 찬양 때문에 LAMP 찬양팀을 검색 해 봤더니 전 세계의 한국인들에게 알려진 찬양팀이었다. 한국에서도 음반사이트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는데 기독교 음악 뿐 아니라 음악과 별로 친하지 않은 내가 몰랐던 것.

한인사회의 규모가 작은 파라과이에서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공연이었는데 아쉽게도 많은 기독교인이 오지 못했다.

찬양팀을 이끌고 있는 박지범 목사의 설교도 뜻깊었다. 사고의 깊이가 미천한 나에게 남아있는 몇가지 설교 에피소드 몇 가지를 언급하면

1. 한국에서 싸움이 있으면 달려와서 '너 몇살이야?'를 외치는데 외국에선 싸우러 달려와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고 나이를 묻는 것을 절대 이해 못한다. 파라과이에서 이 부분을 적용시키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한국인만 이해 가능한 비논리적인 정서. 속으로 내 아이에게 아빠의 권위가 아니라 논리로 설득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설교.

2. 수직적 한국사회와 수평적 남미사회. 위, 앞만 보고 달려가는 극단적 경쟁 사회 한국과 tranquilo, 느림, 게으름의 수평, 평등적 남미사회. 돈과 능력앞에 인간의 존재 의미가 희미해가는 한국사회에 남미의 인간적 종교 문화가 접목되어야 한다는 말.

3. 남미에선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웃으면서 인사하면 상대편도 웃으면서 인사를 받는다. 나도 가끔 가게 앞을 지나가는 낯선 이곳 사람들을 보고 웃으며 인사를 할 때가 있는데, 만약 한국에서 그렇게 거리에서 인사를 하면, 명동에서 미소지으며 안녕하세요? 한다면 미친놈 취급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 삭막한 한국 사회에선 귀여운 아이의 머리를 잘못쓰다듬어주거나 말을 걸었다가는 봉변을 당할지도 모를 일. 

4. 스페인어로 adorar가 한국어로 경배하다인데 남미에서는 이 아도라르가 일상 생활에 넓게 쓰인다. 내 애인을 아도라르 하고 초콜릿을 아도라르 하는데 하나님도 그렇게 일상처럼 아도라르 한다는 것. 그러나 스페인어 찬양을 한국어로 바꿔 경배한다고 하면 그 친숙한 하나님은 사라지고 무섭고, 엄숙한 하나님의 이미지 만이 남아 '경배하다'를 '사랑하다'로 바꿨다는 일화.



검색해보니 많은 기사들이 있는데 소개할 만한 링크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38824

http://www.asaphshouse.com/?doc=bbs/board.php&bo_table=02_2col&wr_id=324

 

집회가 끝나고 예배당을 나와보니 CD를 판매하고 있어 3집 모두를 15만 과라니에 샀다. 솔직히 내 형편에 좀 무리했는데, 내가, 소중하게 들었다고 여긴 것의 가치를 평가해 주지 않는다면 누가 내 생각의 가치를 인정해 줄까 싶어 구입.

나와 같이 집회에 갔었던 아내가 만족해해서 좋았다. 둘만의 오랜만에 데이트였다고나 할까? 아이들이 생긴 이후 문화생활(?)과는 담 쌓은 우리 부부에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세종대의 노천 공연장에서 맨발의 디바 이은미의 콘서트를 본 이후 둘이 음악을 듣고 의견을 나눴던 적이 언제인가 싶다. 손잡고 걸어오는 길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