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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uay 이민생활

친절의 댓가

어제 상품을 하나 샀는데(어떤 종류인지는 적기가 그렇다. 워낙 뻔한 사회이다보니....) 그 가격이 근처의 다른 가게에서 살 수 있는 가격의 두배가 넘는다. 그 물건들의 특성상 말이 통하는 한국사람에게서 와이프가 구입을 한 것인데 마진을 붙여도 너무 심하다. 그 곳이 물건을 비싸게 파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여지껏 그 정도는 아니였기에 그 곳에서 산 모양인데....

그 곳의 주인은 사람이 친절하다. 항상 웃는 얼굴에 사근사근 사람들에게 말도 잘 건다. 또 판매하는 물건의 특성상 한국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듯 한데, 그 곳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과연 알고 있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다른 곳보다 두배 이상씩의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또 같은 물건을 파는 한 곳은, 가게 문앞에 '도매만 합니다'라는 문구를 한글로 써서 붙여 놨었다. 시장 안에서 언뜻 보면 자연스러운 문구 같지만 이 문구의 문제는 한글로만 쓰여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낱개로 사가는 한국사람들이 같은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로 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이 귀찮아서인듯 한데, 스페인어로 'solo mayorista'(도매만) 라는 글도 같이 있었다면 내 눈에 덜 거슬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문구는 나만 문제가 있다고 느낀 것이 아니었던지, 얼마 후에 떨어지고 없었다.

앞에서 내가 구입한 물건이 10만 과라니였다면 후자에게서는 4만 과라니 정도만 주면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곳의 거리는 두 블록 밖에 나지 않는다) 한국사람에게 친절하고 비싼 전자와 그저 그런 서비스에 값싼 후자.... 어디서 사야 할까?
마음이야 친절하고 값싼 곳에서 사고 싶지만 그런 곳이 없다면?

내가 아는 파라과조 중에 미국에서 물건을 사다가 파는 애가 있다. (아직 스물이 되지 않았으니 애다) 미국에 친척들이 많이 살아서 이곳에서 구하기 힘든 물건이나 가격 차이가 있어 보이는 물건을 가져와서 파는 모양인데 700불짜리 물건을 팔면서 자신의 이익이 50불이라고 하기에 차라리 하지 말라고 했더니 자신에게는 50불이면 큰 돈이라고 한다. 박리다매라면 모를까 한달에 하나 팔까 말까한 물건을 팔면서 10%도 안되는 마진을 보는 그에 대해 친구와 이야기 했더니, 내게 그런다. '그게 파라과조와 한국사람들의 차이다. 이곳 사람들은 약간의 마진을 보고 팔아도 만족을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무조건 많은 이득을 남기려 한다. 그래서 같은 물건을 이곳 사람들과 팔면 한국 사람이 경쟁에서 어렵다. 웬만하면 한국사람에게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라고. '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 하지는 않지만 한국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장사에서 일어나기 쉬운 문제라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위에서 언급한 후자는 박리다매로 가게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고, 내 주 거래처도 한국사람이 하는 가게다. 역시 많은 돈을 버는 곳도 현명한 한국인들이다.

폭리를 취하면서도 돈을 버는 가게, 박리다매로 돈을 버는 가게. 이 모순.
어디서나 소비자가 현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