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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uay 이민생활

최근에 만난 두 사람.



최근에 한국에서 온 두 사람을 만났다. 그 중에 한분은 내 블로그를 한국에서 오기 전부터 봐 오다 내게 만나자고 연락을 주셨다. 이전에도, 내 블로그를 이 곳에 오기 전부터 봐 오다, 이곳에 와서는 만나자고 연락을 하신 분들이 계셨는데, 내가 무의식적으로 피했었다. 메일로 그냥 그렇게 대답을 하거나, 전화를 주셨는데 다음 날 보자고 하는 것을 다음 주에 뵙자고 했더니 연락이 더 오지 않았다. 내게 영주권을 싸게 할 여행사를 소개시켜달라거나 이곳에서 할 만한 일을 의논하자는 이야기였는데, 사실 파라과이에 도착해서 한국인들이 많은 사시장을 돌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듣다보면, 일주일이면 한인사회와 거의 담쌓고 살고 있는 나보다 파라과이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에 본 A씨는 굳이 집에서 보자고 하기에 내가 처음엔 난색을 표했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이메일로 인사만 나누고 누군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나는 누구고 내 집 주소는 이렇습니다 라고 말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 아닌가.  그러다 A씨의 이메일을 구글링해서 이름과 메일 주소가 일치하고 경력이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내 집에서 뵙게 됐다. 모든 것이 낯선 타지에서의 막막함으로 어떤 것이든 도움이 될까 하고 내게 오셨던 것 같은데, 별반 도움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다만, 신기했던 것은 그분이 파라과이에서 해보려고 하는 일들이 내가 언젠가 구상해 봤던 일들이라는 사실.
내게 문의 주셨던 두 가지중 한가지는 부정적, 다른 한가지는 긍정적으로 해 볼만하다고 대답을 해드렸다. 그리고 내가 구상했던 것 하나를 언급했는데, 우연히 이번 한인의 날에 다시 봤을 때, 같은 일이긴하나 대상만 다르게 해서 해 보려 한다는 말을 듣게 됐다. 잘 되시길....

또 다른 B는 사람이 참 맑다. 그래서 이것이 미스터리다. 한국에서 나름대로 일류코스를 거친 사람인데 말하는 것이 순진무구하다. 이 곳의 먹거리를 먹고는 '참 맛있네요. 저 여기다 두고 가 주세요.' ' 여기가 참 맘에 드네요. 그냥 눌러 살까요?' 파라과이에서 먹는 것이 아무리 맛있다 한들 한국처럼 먹거리가 다양하게 많은 곳도 아니요, 잠시 본 이곳이 눌러 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일리도 없을 터인데 B의 말은 진심이 느껴진다. 내 스스로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하다고 자부하는데 B의 경우는 이런 사람이 과연 있나 싶다.
며칠 전엔, 봐오던 곳에서 못보게 됐다고 우리 부부에게 '(아쉽게도) 그날 못 뵙겠네요.'라고 말하는 B를 보면서 인삿말이라면 너무 세심하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면 사람들에게 정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순진하고 맑은 사람을 보고 신기해서 이렇게 글을 적는 것을 보면 나도 참 각박한 삶을 살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