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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350억원짜리 생쥐

오늘 한국 주식시장은 상승장으로 시작했다. 연속 사흘간 84 포인트 하락 후 반등하는 모습인데 농심같은 업종 대표주이면 이런 장에서는 위로 움직여 주는 것이 당연해보이는데 농심의 주가 시황판은 파란색이다. 오늘의 하락은 새우깡에서 나온 생쥐머리 때문인데 난 농심이 어떻게 이런 사건을 이렇게 허술하게 처리했는지 이해가 안간다.(이건 소비자로서의 내 입장이 아닌 농심의 관점에서 하는 말이다.)

십 하고도 몇 년전 쯤, 사촌 동생이 메론맛이 나는 아이스께끼를 사먹은 적이 있다.  맛있게 먹던 사촌동생이 갑자기 내게 묻는다. '형, 아이스크림에 팥이 들어있어!' 말이 되나? 나도 좋아해서 자주 먹는 시원한 메론맛 아이스께끼에 텁텁한 팥이 들어가다니...... 그래서 자세히 봤더니 바퀴벌레였다. 빙하에서 발견된 메머드가 아닌, 먹는 아이스께끼에 고히 보존 되어 있는 바퀴벌레.
당장에 냉동고에 넣어놓고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을 했다. 소비자 보호원에 전화를 할까? 아니면 회사에 항의 전화를 해야하나? 그때 옆집 아주머니였던가? 누군가가 이런 걸로 회사에 전화했더니 음료수를 두 박스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결국 가족회의 끝에 회사에 전화를 했고, 해당 회사에서는 다음날 넥타이 맨 아저씨가 정중히 나타나서는 두 박스가 아닌 한 박스(!)의 캔 음료수를 놓고는 사과를 하고 바퀴벌레 아이스께끼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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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달 말 알았던 사실을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3주가까이 지나서 각 포털의 검색어 1위에 오르고, 미디어 다음의 헤드라인을 화려하게 장식했을까? 이번 일로 농심의 고객센터 관계자 여럿과 제조과정 담당자 여럿이 목이 잘릴 것이다. 농심의 주가는 코스피가 7포인트 오른 지금 3.39%가 떨어진 185,500원. 시가 총액이 약 일조 천억원이라니 어림잡아 350억이 떨어진 셈이다. 농심의 주가는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 뿐만 아니라 37년된 장수 효자 품목이 이젠 농심이란 회사의 이미지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한다면 생쥐 한마리가 죽을 곳을 잘 못 찾아, 돈도 돈이고 사람 여럿 잡게 생겼다.

좌우간 사람이든 쥐새끼든 묘자리를 잘 써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