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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꿈은 있으되 가난한 사람들.


영화 '21'의 첫 부분에 주인공이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서 면접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은 하버드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30만불이 넘는 돈이 없어 장학금을 신청하지만 면접관은 주인공의 이력서에 쓰여져 있는 대로 단순히(?) GPA(내신) 점수 4.0만점에 4.1이나 MCAT(의대입학시험)에서 45점 만점에 44점. 미국 수학리그 회장 정도만 되서는 로빈슨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며 바로 전해에 장학금을 받았다는 한재욱이라는 한국인의 예를 든다. 소수 이민자이면서 다리 하나가 없는 그를 예로 들면서  다리 하나를 자를 테냐는 농담을 던진다.

이미 미국은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는 없는 나라다. 어느 나라 대통령 말처럼 돈 없으면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으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미국 뿐만 아니라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긴 한국에도 해당될 말이 될 것이다.

최근에 이런 기사들을 봤다.

“잘사는 집 아이가 공부 잘한다” 

미혼女 32% “불경기엔 ‘부유한 집안 출신’이 최고 배우자”

부잣집 아이들이 공부 잘하고 한국 젊은 여자의 1/3은 부잣집 자식이 배우자 감으로 최고란다.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다. 부잣집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선 태교음악을 듣고, 태어나면서부턴 뇌영양을 따지며 주는 음식을 받아 먹으며 최적의 몸상태를 유지하며 큰다. 단순히 국영수 뿐만 아니라 예체능에서도 교양수업을 받으면서 부족함 없이 크는 아이들이, 없는 집에서 아무거나 먹으며 일반화된 수업을 듣는 아이들보다 지적, 육체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그리고 그렇게 큰 배우자감이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낫다는 사실도 자명하다.

나는 부잣집에서 크지도 못했고 지금도 부자와는 거리가 먼 나에겐 참으로 서글픈 일이고 내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일이다.



김미경이란 여자가 쓴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었다.


거기 이런 글이 있었다.

나는 조건 좋은 남자보다는 근거가 있는 남자 히스토리가 있는 남자에게 끌렸다. '능력과 재력이 되는 부모님 슬하에서 넓은 집에 살며, 비싼 과외를 받아 일류대학에 들어가고 , 졸업 후에는 백으로 좋은 직장에 들어간 남자'는 삶의 무게가 너무 가벼워 그 사람을 다루기가 너무 쉬울 것 같았다. 다루기 쉬운 남자는 존경할 수 없고, 그런 남자는 내 남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끌리는 남자는 대개 머리가 좋아 공부는 잘하지만, 집은 가난하고, 각종 고난과 좌절 속에서도 신념이 굳은 그런 캐릭터였다.


현실적인 여자들은 부잣집 신랑감을 찾고 있고, 간혹 어떤 여자들은 일부러 가난한 집 신랑감을 찾고 있었다.

여자만 읽을 책이 아니라 남편인 내가 읽어도 꽤 괜찮은 내용이 많은, 우울한 기사를 잠시 잊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