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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uay 이민생활

파라과이 장관과 악수하다.



며칠전에 가게에 파라과이의 Emergencia Nacional(재난 방지청정도 될까?)의 장관인 까밀로 소아레스가 왔다갔다. 가게에 물을 사러 들른 그를 보고 신기해서 물었다.


'장관이 경호원도 없이 혼자 다니나?"

"경호원은 배정되지만, 혼자 다니는 것도 내 맘이다."

"당신은 적이 많은데,"

"특히 언론, ABC지(파라과이 대표 일간지)가 그렇다."

"저기 보이는 아파트에는 대법관이 사는데, 경호원 셋만 번갈아가면서 가게에 오지
내가 직접 본적은 없다."

"나는 여기서 세 블록 떨어진 곳에서 자랐다. 여기에 자주 온다."

"당신이 장관에 막 임명되고, 그때도 물을 사러 가게에 들른 적이 있다."고 하자
내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곤, 웃으면서 가게를 나갔다.


Camilo Soares는 74년 생으로 좌파 정권인 루고 대통령의 오른팔이다. 개인적으론 그의 언행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었다. 얼마전에 '있는 자들의 것을 빼앗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어야 한다'라는
너무도 급진적인, 장관 정도 되는 위치에는 안어울리는 선동가적 발언이나, 루고 정권의 도덕성에 대한
비난이라도 있을라치면 '반세기 넘게 이어졌던 홍당 독재기의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며, 더군다나
홍당에선 우리들을 비난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는 식의 답변을 보곤 청렴한 좌파라더니 비교 대상이
기껏 오십년 일당 독재체재인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러나, 단순한 내겐 소탈한 소시민적인 까밀로의 모습은 정치인으로서의 그와는 달리 호감을 심어
주었다. 지금도 틀어진 TV의 뉴스에서는 8월 10일로 예정되어 있는 농민시위의 배후에 까밀로 소아레스가
 있다고 한다. 어제, 오늘 계속 뉴스에서 다루는 저 시위는 상하원 의원들의 납치도 예정되어 있었다는데. 

TV에서 정열적으로 연설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나 뉴스와 정적들이 말하는 그의 모습. 일개 구멍가게 주인
과 한가히 서서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