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직장에 있는 마누라와 통화를 했다.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심상치 않길래 '왜 그래? 무슨일 있어?'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단체사진 찍어 논 사진을 얼떨결에 컴의 휴지통에 버리고 비워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럼 디카에는 남아 있겠네 했더니 자기는 평소에 복사 대신 잘라내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컴과 디카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는 것.
꼭 필요한 행사용 사진이라 마누라 직장에선 포토샵으로 합성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 걸리는 시간도 시간이고, 합성한 사진이 잘 나올리도 만무했다.
그런데 며칠 전, 메타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았던 디카에서 지워버린 사진 복구하기란 포스팅을 본 기억이 있어서 호기스럽게 마누라에게 '디카 가져와, 내가 해결해 줄께'하고 말했다. 내가 읽었던 포스팅은 하드 디스크에서 지운 데이터를 살리는 프로그램으로 디카나 핸드폰의 플래시 메모리의 자료도 살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해 본적이 없는 일이라 디카로 안되면, 마누라 직장의 컴퓨터에서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을 돌려봐야 하는데, 오랜 시간 남에 직장에 가서 컴퓨터 만지는 일도 그렇고,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컴이다보니 자료 복구가 될 지가 살짝 걱정이 됐다.(일반 컴에서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돌리면 만 12시간이 넘게 걸리 때도 있다.)
얼굴이 사색이 되서 온 마누라. 가져온 디카를 낚꿔 채서 컴에 연결하고 프로그램을 돌려봤다. 다행히 다 살아있는 사진들. 컴퓨터 하드에 비해서 프로그램도 훨씬 빨리 돌아간다.
마누라가 '내가 남편 하난 잘 뒀지' 그러길래 '그러니까 내가 블로깅한다구 머라구 하지 좀 마!' 라고 해줬다. 평소에 블로깅하느라 새벽 한두시에 잠자리에 들 때가 다반사다보니 구박을 많이 받아 오던 터였다.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으로는 지워진 하드디스크의 자료 뿐만 아니라 플래시 메모리를 쓰는 디카, 핸드폰, PMP의 자료들도 살릴 수 있다. 라는 것이 오늘의 교훈이랄까? 단, 지운 뒤에 바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복구해야지 계속 쓴 뒤에는 위에 자료가 덮어 씌워져서 복구 가능성이 낮아진다.